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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페이퍼픽(Paper-Pick)</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link>
    <description>논문 하나로 세상을 읽는다. 쉽게 풀어 쓴 연구 이야기</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ue, 27 Oct 2026 13:31:4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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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agingEditor>페이퍼픽</managing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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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페이퍼픽(Paper-Pick)</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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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부모가 되면 인간관계가 줄어들까? 조사가 찾아낸 맞교환</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74</link>
      <description>&lt;h2 id=&quot;부모가-되면-인간관계가-줄어들까-조사가-찾아낸-맞교환&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부모가 되면 인간관계가 줄어들까? 조사가 찾아낸 맞교환&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아이가 생긴 뒤로 연락하는 사람이 줄었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영국과 독일 연구진이 열여덟 살부터 여든여섯 살까지 797명에게 힘들 때 기댈 사람이 누구인지 직접 적어 보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사람 수가 아니라 다른 쪽에서 차이가 났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3&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HxXoZ/dJMcaatN5vl/FKMBJ8ceaxxAneOsfM1hx0/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HxXoZ/dJMcaatN5vl/FKMBJ8ceaxxAneOsfM1hx0/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HxXoZ/dJMcaatN5vl/FKMBJ8ceaxxAneOsfM1hx0/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HxXoZ%2FdJMcaatN5vl%2FFKMBJ8ceaxxAneOsfM1hx0%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573&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3&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Priscilla Du Preez, CC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hree_friends_by_train_tracks_%28Unsplash%29.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기댈-사람을-직접-그려-보게-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기댈 사람을 직접 그려 보게 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퀸스대학교 벨파스트의 올리비아 크로퍼드(Olivia Crawford) 연구진이 사회&amp;middot;성격심리 학술지에 올해 10월 내놓은 조사입니다. 같은 대학의 피비 매케나플럼리(Phoebe E. McKenna-Plumley), 독일 라이프니츠 교육경로연구소의 타냐 게를라흐(Tanja M. Gerlach)가 함께 썼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이 문제 삼은 것은 기존 연구의 칸 나누기였습니다. 세상을 '부모'와 '부모가 아닌 사람' 둘로만 가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뒤쪽 칸이 너무 헐거웠다는 겁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래서 이번에는 칸을 여섯으로 쪼갰습니다. 부모, 아이를 갖지 않기로 마음을 정한 사람, 원했지만 갖지 못한 사람, 아직 정하지 못한 사람, 마음이 반반인 사람,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생각이 있는 사람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조사에는 797명이 참여했고 나이는 열여덟 살부터 여든여섯 살까지였습니다. 열에 여섯 정도(62%)가 영국이나 미국에 살았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방법은 나를 한가운데 두고 주변 사람만 그려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적게 하고, 그 사람들끼리는 서로 아는 사이인지까지 함께 살피는 접근입니다. 그러면 '몇 명인가'라는 크기와 '얼마나 얽혀 있는가'라는 짜임새를 같이 잴 수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런 방식을 에고 중심 네트워크라고 부릅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작아진-쪽과-촘촘해진-쪽&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작아진 쪽과 촘촘해진 쪽&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부모 집단은 기댈 사람의 수가 더 적었습니다. 다만 그 안의 관계들은 서로 더 가깝고 더 많이 얽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양과 질이 맞바뀐 모양이라고 적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아이를 갖지 않기로 정한 사람들은 달랐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기댈 사람의 수가 비교적 그대로 유지되는 쪽에 가까웠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눈에 띄는 대목은 중간 칸들이었습니다. 아직 부모가 아니지만 언젠가 생각이 있는 사람과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의 관계망이 이미 부모 쪽을 닮아 있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나이에 따른 흐름에서는 중년 무렵이 관계망이 가장 많이 움직이는 구간으로 보였다고 연구진은 보고했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a/a7/DFC_3896_Families_and_friends_silhouetted_against_a_pastel_sunset_as_they_stroll_and_play_along_a_calm_shoreline.jpg/960px-DFC_3896_Families_and_friends_silhouetted_against_a_pastel_sunset_as_they_stroll_and_play_along_a_calm_shoreline.jpg&quot; alt=&quot;해질 무렵 바닷가를 걷는 가족과 친구들의 실루엣&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PattayaPatrol, CC BY-SA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FC_3896_Families_and_friends_silhouetted_against_a_pastel_sunset_as_they_stroll_and_play_along_a_calm_shoreline.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숫자가-줄었다는-말의-다른-뜻&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숫자가 줄었다는 말의 다른 뜻&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관계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보통 수를 셉니다. 연락처가 몇 개인지, 경조사에 몇 명이 오는지처럼요. 이 조사는 그 수 옆에 다른 눈금 하나를 나란히 세워 둡니다. 적어진 쪽과 촘촘해진 쪽이 같은 사람에게서 동시에 나타났다면, 수가 줄었다는 말만으로는 그 사람의 관계를 다 설명하지 못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칸을 여섯으로 쪼갠 선택도 그 자체로 볼 만합니다. 아이를 갖지 않기로 스스로 정한 사람과 원했지만 갖지 못한 사람은 사정이 전혀 다른데, 한 칸에 같이 넣으면 양쪽 모두 흐릿해집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아직 부모가 아닌 사람들의 관계망이 이미 부모 쪽을 닮아 있었다는 관찰도 곱씹을 만합니다. 아이가 생긴 뒤에야 관계가 변하는 것이라면 이 집단은 아직 바깥쪽에 있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이 조사는 어느 쪽이 먼저인지를 가려 주지는 않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조사가-말해-주지-않는-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조사가 말해 주지 않는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가장 큰 제약은 시간입니다. 같은 사람을 여러 해 따라다니며 기록한 조사가 아니라, 한 시점에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들여다본 조사입니다. 부모의 관계망이 작고 촘촘했다는 것은 두 특징이 함께 나타났다는 뜻이지, 부모가 되는 일이 관계망을 줄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애초에 가까운 사람 몇 명에게 집중하는 성향과 아이를 갖는 선택이 함께 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참가자 구성도 봐야 합니다. 797명 중 열에 여섯이 영국이나 미국에 살고 있었습니다. 친척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 이웃을 기댈 사람으로 치는지는 사회마다 꽤 달라서, 이 그림을 다른 나라에 그대로 포개기는 어렵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 스스로 밝힌 대목도 있습니다. 이번 결과가 앞선 연구들과 어긋나는 지점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들의 실제 차이가 아니라 &lt;b&gt;관계망을 물어보는 방식&lt;/b&gt;에서 생긴 것일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몇 명까지 적게 하는지, 어떤 문장으로 떠올리게 하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조사 결과를 읽을 때 질문지의 모양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덧붙이면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범위는 공개된 초록까지입니다. 본문 전체는 열어 보지 못해 집단별 평균 인원 같은 수치는 다루지 않았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연락처를-넘겨보다-떠올릴-만한-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연락처를 넘겨보다 떠올릴 만한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말이 가까워지면 연락처를 훑다가 '예전엔 더 자주 봤는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조사를 읽고 나면 그 감각을 조금 다르게 놓아 볼 수 있습니다. 줄어든 숫자가 곧 나빠진 관계를 뜻하지는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넓은 명단이 곧 든든함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세어 볼 값이 두 개라는 쪽에 가깝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중년이 가장 많이 움직이는 구간으로 보였다는 대목도 마음에 남습니다. 지금 연락이 뜸한 것이 끝난 상태가 아니라 지나가는 구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리고 육아 중인 친구가 연락이 뜸해졌다면, 그 사람의 세상이 좁아진 것이 아니라 당분간 가까운 몇 명 쪽으로 기울어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이 조사가 직접 답해 준 것은 아니지만, 명단을 세는 대신 한 번 더 안부를 묻게 만드는 정도의 단서는 됩니다.&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Crawford 외, 「Parents Have Smaller Support Networks but More Close-Knit Relationships Than Childfree and Other Non-Parent Adults」,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177/19485506261496101&quot;&gt;10.1177/19485506261496101&lt;/a&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사회, 인간관계, 육아, 사회관계망, 중년, 비혼&lt;/p&gt;</description>
      <category>사회&amp;middot;경제</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비혼</category>
      <category>사회</category>
      <category>사회관계망</category>
      <category>육아</category>
      <category>인간관계</category>
      <category>중년</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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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6 Oct 2026 08:00:59 +0900</pubDate>
    </item>
    <item>
      <title>올빼미형은 교대근무에 불리할까? 조사가 찾아낸 뜻밖의 결과</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73</link>
      <description>&lt;h2 id=&quot;올빼미형은-교대근무에-불리할까-조사가-찾아낸-뜻밖의-결과&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올빼미형은 교대근무에 불리할까? 조사가 찾아낸 뜻밖의 결과&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생활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고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루과이의 한 공장에서 3교대로 일하는 노동자 85명의 잠을 조사했더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오래 잔 근무조가 있었습니다. 가장 못 잔 조도 예상과 달랐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59&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vZkY7/dJMcafon5AK/QQutKNuA1Q3XMakdhMMxO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vZkY7/dJMcafon5AK/QQutKNuA1Q3XMakdhMMxOk/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vZkY7/dJMcafon5AK/QQutKNuA1Q3XMakdhMMxO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vZkY7%2FdJMcafon5AK%2FQQutKNuA1Q3XMakdhMMxO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559&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59&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David Lally, CC BY-SA 2.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oots_factory_at_night_-_geograph.org.uk_-_4929201.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하루를-셋으로-쪼개-돌리는-공장&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하루를 셋으로 쪼개 돌리는 공장&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한 공장은 24시간을 세 토막으로 나눠 돌립니다. 아침 근무 오전 6시~오후 2시, 오후 근무 오후 2시~밤 10시, 야간 근무 밤 10시~다음 날 아침 6시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작업조는 넷이라 한 조가 쉬는 동안 나머지 세 조가 각 시간대를 맡습니다. 순환 순서는 아침 근무 &amp;rarr; 휴무 &amp;rarr; 야간 근무 &amp;rarr; 휴무 &amp;rarr; 오후 근무 &amp;rarr; 휴무로, 출근 시각이 뒤로 밀리지 않고 거꾸로 당겨지는 방향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우루과이 공화국대학교(Universidad de la Rep&amp;uacute;blica)의 호세 마티아스 코센티노(Jos&amp;eacute; Math&amp;iacute;as Cosentino) 연구진은 이 공장에서 2년 이상 교대근무를 해 온 노동자 85명의 수면 기록을 모았습니다. 2021년 3월부터 5월까지, 근무조별로 잠든 시각&amp;middot;깬 시각&amp;middot;낮잠을 따로 적게 하는 설문 방식이었습니다. 참가자 평균 나이 36.8세, 교대근무 경력 평균 10.8년. 결과는 2026년 10월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렸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개념 하나만 짚고 가겠습니다. &lt;b&gt;쉬는 날 알람을 끄고 잤을 때, 잠의 한가운데가 몇 시인지&lt;/b&gt;를 재면 그 사람이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가 드러납니다. 자정에 잠들어 아침 10시에 깨는 사람이라면 한가운데는 새벽 5시입니다. 연구진이 크로노타입이라고 부르는 이 값의 85명 평균은 새벽 5시 4분이었습니다. 집단 전체가 꽤 저녁형이었던 셈입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야간보다-편할-것-같은-아침-근무-결과는-비슷했습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야간보다 편할 것 같은 아침 근무, 결과는 비슷했습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근무조별 수면 시간은 확연히 갈렸습니다. 오후 근무 주에는 근무일에도 8시간 가까이 잤지만, 아침&amp;middot;야간 근무 주에는 근무일 수면이 3시간쯤 짧은 5시간대로 내려앉았습니다. 밤을 새우는 야간조만 힘들 것 같은데, 아침조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부족한 잠은 두 가지로 메워졌습니다. 하나는 낮잠입니다. 아침 근무일 54.1%, 야간 근무일 52.9%의 날에 낮잠을 잤는데, 오후 근무일에는 2.3%에 그쳤습니다. 두 번에 한 번꼴로 자던 낮잠이 거의 사라진 겁니다. 길이도 아침&amp;middot;야간 근무일에는 1시간에 가까웠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다른 하나는 쉬는 날 몰아 자기로, 휴무일 수면은 어느 주든 8시간을 조금 넘겼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래도 격차는 다 메워지지 않았습니다. 낮잠까지 더한 24시간 총수면은 아침&amp;middot;야간 근무일 6시간 남짓, 오후 근무일 8시간쯤, 휴무일 8.5시간 안팎이었습니다. 낮잠을 뺀 주 평균으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아침 근무 주에는 권장치인 7시간에 닿은 사람이 &lt;b&gt;한 명도 없었습니다&lt;/b&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올빼미가-유리해지는-지점&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올빼미가 유리해지는 지점&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흥미로운 건 여기서부터입니다. 크로노타입 순으로 줄을 세워 보니 수면 시간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크로노타입이 1시간 늦은 사람은 야간&amp;middot;오후 근무일에 20~25분을 &lt;b&gt;더&lt;/b&gt; 잤습니다. 쉬는 날에도 6~12분 더 잤고요. 반대로 아침 근무일에는 22분을 &lt;b&gt;덜&lt;/b&gt; 잤습니다. 주 평균으로 봐도 방향은 같아서, 아침 근무 주 11분 감소, 야간 근무 주 18분, 오후 근무 주 20분 증가였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5/5d/Bedroom%2C_Interior_of_apartment_in_Brisbane%2C_2025%2C_01.jpg/960px-Bedroom%2C_Interior_of_apartment_in_Brisbane%2C_2025%2C_01.jpg&quot; alt=&quot;창으로 햇빛이 드는 평범한 침실&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Chris Olszewski, CC BY-SA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edroom,_Interior_of_apartment_in_Brisbane,_2025,_01.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올빼미형이 유리하다는 통념은 없습니다. 보통은 늦게 자는 사람이 아침에 못 일어나 잠이 모자란다고 하죠. 그런데 교대근무에서는 그림이 달라졌습니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lt;b&gt;낮에&lt;/b&gt; 자야 할 때, 저녁형인 사람들이 더 긴 잠을 확보한 것으로 관찰됐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저녁형인 사람은 잠이 드는 시간대의 폭이 더 넓다는 겁니다. 아침형은 잘 수 있는 창이 밤에 좁게 몰려 있어, 그 창이 근무 시간과 겹치면 메울 방법이 없습니다. 저녁형은 그 창이 길게 늘어져 있어 낮에도 어느 정도 잠이 붙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낮잠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아침 근무일에 크로노타입이 1시간 늦은 사람은 낮잠을 20분 더 길게 잤습니다. 새벽에 깎인 잠을 오후에 되찾아 온 모양새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달리 말하면 &lt;b&gt;어떤 근무조가 가장 힘든지는 사람마다 다르다&lt;/b&gt;는 이야기가 됩니다. 같은 야간조에서도 누구는 견딜 만하고 누구는 유독 고된 이유가, 성실함이나 체력이 아니라 몸에 든 시계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조사가-말할-수-없는-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조사가 말할 수 없는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선을 몇 개 그어 둬야 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첫째, 한 시점에 설문으로 모은 자료입니다. 저녁형이라서 더 잤는지, 더 잘 수 있는 사람이 저녁형으로 기록됐는지를 이 설계로는 가릴 수 없습니다. 연구진도 인과를 말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둘째, 수면 시간은 참가자가 &lt;b&gt;기억해서 적은&lt;/b&gt; 값입니다. 손목에 차는 장치로 잰 게 아니라 실제와 어긋날 수 있고, 연구진도 객관적 측정으로 보완할 필요를 적었습니다. 스페인어판 설문지도 아직 정식 검증 전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셋째, 85명은 작은 표본이고 한 나라의 한 공장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게다가 우루과이는 저녁 식사가 늦어 생활 리듬 자체가 뒤로 밀려 있는 곳입니다. 연구진도 지적한 특성인데, 다른 문화권에 그대로 옮겨 붙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넷째, 이 조사는 &lt;b&gt;얼마나 오래 잤는가&lt;/b&gt;만 봤습니다. 잠의 질은 측정되지 않아, 길게 잤다고 잘 잤다고 읽을 수는 없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더-읽어보면-좋은-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더 읽어보면 좋은 글&lt;/h2&gt;
&lt;ul style=&quot;list-style-type: disc;&quot; data-ke-list-type=&quot;disc&quot;&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24&quot;&gt;꿈꾸는 동안 뇌는 무엇에 반응할까? 심장 박동을 잰 연구&lt;/a&gt;&lt;/li&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52&quot;&gt;거미도 잠을 잘까? 밤낮으로 소리를 들려준 야외 실험&lt;/a&gt;&lt;/li&gt;
&lt;/ul&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4/48/Pre-dawn_on_Guildford_High_Street_-_geograph.org.uk_-_7863496.jpg/960px-Pre-dawn_on_Guildford_High_Street_-_geograph.org.uk_-_7863496.jpg&quot; alt=&quot;해 뜨기 직전의 텅 빈 거리&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DS Pugh, CC BY-SA 2.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re-dawn_on_Guildford_High_Street_-_geograph.org.uk_-_7863496.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내-잠의-한가운데는-몇-시일까&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내 잠의 한가운데는 몇 시일까&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교대근무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걸리는 데가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 잠이 짧았던 건 밤새 일한 주만이 아니라 &lt;b&gt;새벽 출근이 이어진 주&lt;/b&gt;이기도 했습니다. 이른 아침 회의가 유독 버거운 사람이 있다면, 의지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겠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재미있는 건 측정법입니다.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 알아보려고 복잡한 검사를 하지 않고, &lt;b&gt;아무 일정 없는 날 알람을 끄고 잤을 때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깼는지&lt;/b&gt; 두 숫자만 물었습니다. 그 중간값이 그 사람의 위치고요. 연휴에 하루쯤 자기 숫자를 재어 보면, 왜 특정 시간대가 힘든지 설명이 붙을지도 모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근무표를 짤 때 개인의 생활 리듬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힘든 근무조는 없다는 것, 85명의 기록이 남긴 메시지입니다.&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Jos&amp;eacute; Math&amp;iacute;as Cosentino 외, 「The later, the better: evening chronotypes in Uruguayan shift workers are associated with longer sleep in an observational study」, Scientific Reports,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038/s41598-026-72661-1&quot;&gt;10.1038/s41598-026-72661-1&lt;/a&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심리, 수면, 교대근무, 생활리듬, 올빼미형, 낮잠&lt;/p&gt;</description>
      <category>심리&amp;middot;건강</category>
      <category>교대근무</category>
      <category>낮잠</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생활리듬</category>
      <category>수면</category>
      <category>심리</category>
      <category>올빼미형</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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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paperpick.tistory.com/73#entry73comment</comments>
      <pubDate>Sun, 25 Oct 2026 08:00:59 +0900</pubDate>
    </item>
    <item>
      <title>사냥꾼이 맹수의 빈자리를 채울까? 카메라 400대 조사가 찾은 답</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72</link>
      <description>&lt;h2 id=&quot;사냥꾼이-맹수의-빈자리를-채울까-카메라-400대-조사가-찾은-답&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사냥꾼이 맹수의 빈자리를 채울까? 카메라 400대 조사가 찾은 답&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호랑이와 표범이 사라진 숲에서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요. 중국 남서부 열대우림에 카메라 400대를 걸고 5년을 기록한 연구진이, 사냥꾼이 드나드는 숲과 맹수가 사는 숲을 나란히 놓고 비교했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645&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xfZJX/dJMb99OYC3F/bqy9uqsZao76rOskDwn3e0/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xfZJX/dJMb99OYC3F/bqy9uqsZao76rOskDwn3e0/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xfZJX/dJMb99OYC3F/bqy9uqsZao76rOskDwn3e0/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xfZJX%2FdJMb99OYC3F%2Fbqy9uqsZao76rOskDwn3e0%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645&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645&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Rohit Sharma, CC BY-SA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air_of_Dholes_at_Pench_National_Park,_India.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숲에-카메라를-걸고-5년을-기다렸습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숲에 카메라를 걸고 5년을 기다렸습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중국과학원 시솽반나 열대식물원의 겅잉(Ying Geng)&amp;middot;취안루이창(Rui-Chang Quan) 연구진이 동물생태학 분야 학술지 『Journal of Animal Ecology』 2026년 6월 호에 보고한 조사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출발점은 이런 물음이었어요.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큰 육식동물, 그러니까 &lt;b&gt;맹수&lt;/b&gt;는 전 세계에서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 역시 야생동물을 잡습니다. 그렇다면 사라진 맹수가 하던 일을 사람의 사냥이 어느 정도 떠맡고 있는 건 아닐까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윈난성 시솽반나의 자연보호구역 400개 지점에 나무 높이 0.5미터로 카메라를 달았습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카메라가 돌아간 날을 다 합치면 11만 3,663일, 그렇게 모인 촬영 기록이 3만 778건이었어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카메라에 사람이 찍히면 총을 지녔는지로 사냥꾼과 마을 주민을 갈랐습니다. 맹수로는 무리 사냥을 하는 승냥이, 아시아황금고양이, 구름무늬표범 세 종을 꼽았고요. 그런 다음 지점을 세 묶음으로 나눴습니다. 맹수만 찍힌 곳 81개, 사냥꾼만 찍힌 곳 21개, 둘 다 없는 곳 288개였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문제는 이 지점들의 환경이 제각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무가 빽빽한 정도, 경사, 도로와 농장까지의 거리, 물까지의 거리 같은 조건이 서로 닮은 지점끼리 짝을 지어 236곳만 남겼어요. 숲 자체의 차이 때문에 결과가 갈리는 일을 줄이려는 장치입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d/d7/20251225_Tropical_rainforest_in_the_Xishuangbanna_Tropical_Botanical_Garden%2C_Chinese_Academy_of_Sciences.jpg/960px-20251225_Tropical_rainforest_in_the_Xishuangbanna_Tropical_Botanical_Garden%2C_Chinese_Academy_of_Sciences.jpg&quot; alt=&quot;시솽반나 열대식물원의 숲길&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Yumeto, CC BY-SA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20251225_Tropical_rainforest_in_the_Xishuangbanna_Tropical_Botanical_Garden,_Chinese_Academy_of_Sciences.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맹수가-사는-숲이-가장-북적였습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맹수가 사는 숲이 가장 북적였습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맹수가 사는 지점에서 카메라에 잡힌 동물은 한 지점당 평균 10종이었습니다. 사냥꾼 지점보다 33.0%, 포식자가 아예 없는 지점보다 32.5% 많은 수치예요. 열 종이 찍히던 자리에서 일곱 종 반쯤으로 줄어든 셈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찍힌 횟수로 따진 개체 수도 맹수 지점이 가장 많았습니다. 사냥꾼 지점보다 49.8%, 포식자 없는 지점보다 44.8% 높았어요. 맹수 숲에서 100번 찍힐 동물이 사냥꾼 숲에서는 67번쯤, 포식자 없는 숲에서는 69번쯤 찍힌 정도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줄어든 쪽은 주로 좀처럼 보기 힘든 종들이었습니다. 흔한 동물은 어디서나 버텼지만, 드문 동물이 사냥꾼 지점에서 먼저 자취를 감췄어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가장 눈에 띈 건 동물들이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카메라에 사냥꾼이나 맹수가 찍힌 뒤, 같은 자리에 먹이 동물이 다시 나타나기까지 걸린 시간을 쟀습니다. 사냥꾼 뒤에는 평균 10.7일이 걸렸는데, 승냥이 뒤에는 7.0일, 구름무늬표범 뒤에는 5.4일, 아시아황금고양이 뒤에는 4.2일이었습니다. 가장 짧은 쪽과 비교하면 2.5배 차이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상식과-어긋나는-지점&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상식과 어긋나는 지점&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사람도 결국 포식자이니 맹수가 하던 조절 역할을 어느 정도 대신하리라는 생각은 꽤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사냥꾼 지점은 종 수도, 개체 수도, 가장 낮은 축이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이 내놓은 설명은 '예측 가능성'입니다. 맹수는 늘 그 숲에 살고, 사냥 방식도 정해져 있어요. 동물들은 오랜 세월 그 패턴에 맞춰 피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반면 사람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종잡을 수 없는 존재라, 한 번 다녀가면 동물이 훨씬 오래 그 자리를 피해 다닙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또 하나는 '분업'입니다. 세 맹수가 사는 지점은 세 번째로 많이 찍힌 동물이 서로 달랐습니다. 승냥이 지점에서는 큰 사슴인 삼바, 아시아황금고양이 지점에서는 땅에서 지내는 새인 은꿩, 구름무늬표범 지점에서는 사향고양이였어요. 맹수마다 주로 상대하는 먹이가 갈린다는 뜻인데, 사람의 사냥은 이 역할 분담까지 흉내 내지 못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포식자가 아예 없는 숲이 1등이 아니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큰 포식자가 사라지면 그 아래 체급의 중간 크기 육식동물이 늘어나는데, 이들이 다시 다른 동물을 압박합니다. 비어 있는 숲은 평화로운 숲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기울어진 숲이었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4/45/Northern_red_muntjac_%282016%29.jpg/960px-Northern_red_muntjac_%282016%29.jpg&quot; alt=&quot;숲 바닥에 서 있는 문착(작은 사슴)&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Davidvraju, CC BY-SA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Northern_red_muntjac_(2016).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조사가-말하지-못하는-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조사가 말하지 못하는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가장 큰 빈칸은 연구진이 직접 적어 두었습니다. 카메라에 사냥꾼이 찍혔다는 사실이 실제로 동물을 잡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얼마나 잡혔는지를 보려면 사체 조사나 개체 추적 같은 자료가 따로 필요한데, 이번 조사에는 없었어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지점 수도 한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사냥꾼이 찍힌 곳은 21개뿐이라, 맹수 지점 65개와 견주면 표본이 꽤 작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조건이 닮은 지점끼리 짝지었다고 해도 재지 못한 요인이 남습니다. 게다가 조사 범위가 보호구역 안쪽이라, 구역 경계 바깥에서 들어오는 압력은 측정되지 않았어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무엇보다 이 결과는 함께 나타난 관계이지, 원인과 결과를 못 박은 것은 아닙니다. 맹수가 있어서 동물이 많은 것인지, 동물이 많은 숲이라 맹수가 남아 있는 것인지는 카메라만으로 완전히 가르기 어렵습니다. 윈난의 열대림 한 곳에서 얻은 그림이라는 점도 함께 두고 봐야 하고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숲을-볼-때-떠올려-볼-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숲을 볼 때 떠올려 볼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우리 산에는 호랑이도 표범도 늑대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대신 멧돼지와 고라니가 늘었고, 그 수를 사람이 포획으로 관리합니다. 꼭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구조는 닮아 있어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조사는 포획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의 사냥과 맹수의 사냥이 숲에 남기는 자국이 서로 다르더라는 관찰에 가깝습니다. 숫자를 줄이는 일은 둘 다 하지만, 어떤 동물이 어디에 머물 수 있는지까지 바꿔 놓는 방식은 같지 않았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래서 숲을 생각할 때 '무엇이 살고 있나'만큼이나 '무엇이 비어 있나'를 함께 떠올려 볼 만합니다. 카메라에 찍히지 않은 열흘, 동물들이 멀찍이 돌아간 그 시간도 숲에서 벌어진 일이니까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Ying Geng 외, 「Human hunters are no substitute for vanishing apex predators」, Journal of Animal Ecology,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111/1365-2656.70306&quot;&gt;10.1111/1365-2656.70306&lt;/a&gt;&lt;br /&gt;- 전문(공개): &lt;a href=&quot;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3536251/&quot;&gt;PMC13536251&lt;/a&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자연&amp;middot;환경, 생태, 야생동물, 포식자, 카메라트랩, 생물다양성&lt;/p&gt;</description>
      <category>자연&amp;middot;환경</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생물다양성</category>
      <category>생태</category>
      <category>야생동물</category>
      <category>자연&amp;middot;환경</category>
      <category>카메라트랩</category>
      <category>포식자</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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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paperpick.tistory.com/72#entry72comment</comments>
      <pubDate>Sat, 24 Oct 2026 08:00:58 +0900</pubDate>
    </item>
    <item>
      <title>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얼까? 정밀 실험이 내놓은 답</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71</link>
      <description>&lt;h2 id=&quot;뜨거운-물이-더-빨리-얼까-정밀-실험이-내놓은-답&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얼까? 정밀 실험이 내놓은 답&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끓인 물을 얼음 트레이에 부으면 찬물보다 빨리 언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리스토텔레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주장인데요. 영국 연구진이 온도계 위치까지 맞춰 가며 조건을 깐깐하게 통제해 다시 재어 보니, 뜻밖의 지점에서 답이 갈렸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645&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iZdXI/dJMcai6fiwC/ra3bmOOV6yRVGhTKk2eZs0/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iZdXI/dJMcai6fiwC/ra3bmOOV6yRVGhTKk2eZs0/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iZdXI/dJMcai6fiwC/ra3bmOOV6yRVGhTKk2eZs0/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iZdXI%2FdJMcai6fiwC%2Fra3bmOOV6yRVGhTKk2eZs0%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645&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645&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Philsacor, CC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ottles_of_water_and_a_tray_of_ice_cubes_inside_a_fridge_freezer.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중학생이-아이스크림을-만들다-던진-질문&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중학생이 아이스크림을 만들다 던진 질문&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야기의 출발점은 1960년대 탄자니아의 한 중학교 조리실입니다. 아이스크림을 만들던 학생 에라스토 음펨바(Erasto Mpemba)는 냉동고 자리가 없어질까 봐, 우유와 설탕을 끓인 재료를 식히지 않고 그대로 넣었습니다. 한 시간 반 뒤 돌아와 보니 끓이지 않고 넣은 친구의 것은 아직인데 자기 것은 얼어 있었다고 하죠. 그는 이 관찰을 그냥 넘기지 않고 방문 강사였던 데니스 오스본(Denis Osborne)과 함께 논문으로 냈고, 이 주장에 &lt;b&gt;음펨바 효과&lt;/b&gt;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케임브리지대학교의 헨리 버리지(Henry C. Burridge)와 폴 린든(Paul F. Linden)은 2016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이 주장을 처음부터 다시 재어 본 결과를 실었습니다. 실험은 두 가지였어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하나는 음펨바의 상황을 흉내 낸 쪽입니다. 지름 9센티미터쯤 되는 유리 비커 세 개에 물을 각각 400그램씩 담고, 식힌 시간을 달리해 21.8도&amp;middot;57.3도&amp;middot;84.7도로 맞춘 뒤 가정용 냉동고(설정 온도 영하 18도)에 &lt;b&gt;동시에&lt;/b&gt; 넣었습니다. 비커마다 가운데에 온도계를 고정하고 1초 간격으로 기록했고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다른 하나는 아예 어는 과정을 배제한 쪽입니다. 가로세로 20센티미터 수조에 물을 10센티미터 깊이로 채우고 옆면과 바닥을 두껍게 단열한 다음, 수면에 0.3도로 유지되는 금속판을 올려 위에서만 식혔습니다. 온도계 일곱 개는 정해진 높이에 하나씩 고정해 두고요.&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숫자는-어느-쪽을-가리켰나&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숫자는 어느 쪽을 가리켰나&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첫 실험에서 물이 0도에 처음 닿기까지 걸린 시간은 각각 6,397초&amp;middot;9,504초&amp;middot;10,812초, 바꿔 말하면 약 1시간 47분, 2시간 38분, 3시간이었습니다. 뜨거울수록 더 오래 걸린, 지극히 평범한 순서죠.&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더 눈길이 가는 건 두 번째 실험입니다. 연구진은 온도계의 &lt;b&gt;높이&lt;/b&gt;를 1센티미터만큼 잘못 쟀다고 가정하고 같은 데이터를 다시 계산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quot;뜨거운 쪽이 먼저 식었다&quot;고 말할 수 있는 결과가 만들어졌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값들이 놓이는 영역은, 과거에 음펨바 효과를 봤다고 보고한 연구들의 데이터가 몰려 있던 영역을 거의 그대로 덮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예외는 하나였습니다. 음펨바와 오스본이 보고한 원래 값은 경계선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 90도 물이 30분 만에 얼기 시작한 반면 20도 물은 100분이 걸렸다는 기록인데, 열이 빠져나가는 평균 속도로 치면 15배 차이입니다. 연구진은 47년간 그 규모를 재현한 연구가 없었다고 적었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4/46/Coffee_steaming_in_a_mug.jpg/960px-Coffee_steaming_in_a_mug.jpg&quot; alt=&quot;머그잔에서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PedanticNarrativeController, CC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offee_steaming_in_a_mug.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왜-이-결과가-흥미로운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왜 이 결과가 흥미로운가&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연구는 &quot;속설이 틀렸다&quot;로 끝나지 않습니다. 틀린 자리를 &lt;b&gt;어디서&lt;/b&gt; 찾았는지가 더 재미있어요. 유령은 물의 성질이 아니라 자(尺)에 있었습니다. 온도를 어느 높이에서 쟀는지 1센티미터 차이가, 같은 실험을 &quot;효과 있음&quot;과 &quot;효과 없음&quot; 양쪽으로 읽히게 만들었으니까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뜨거운 물이 처음에 빨리 식는 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냉동고와의 온도 차가 크니 초반에 열이 많이 빠져나가죠. 다만 뜨거운 물은 결국 찬물이 출발한 온도를 한 번 지나가야 합니다. 거기서부터는 조건이 같으니 총 시간으로는 뒤처지는 게 자연스럽고요. 음펨바 효과가 성립하려면 그 '지나가는 동안'에 물에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남아야 하는데, 그런 흔적은 나오지 않았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편을 고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결론보다 측정의 정밀도가 주인공인 연구는 흔치 않거든요.&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연구가-다루지-않은-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연구가 다루지 않은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음펨바 효과를 &quot;물이 0도까지 내려가는 데 걸리는 시간&quot;으로 좁혀 정의했습니다. 즉 &lt;b&gt;물이 실제로 얼음이 되는 과정은 빼고&lt;/b&gt; 본 겁니다. 물은 0도 아래로 내려가도 한동안 얼지 않고 버티는 일이 잦은데(과냉각), 언제 얼기 시작할지는 용기에 난 미세한 흠집이나 물속 불순물 같은 아주 작은 조건에 좌우됩니다.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영역이라 결과가 들쭉날쭉해지거든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용기의 크기, 냉각 방식, 물의 양도 이 실험이 다룬 범위 안의 이야기고요. 원래 &quot;없다&quot;를 보이는 일은 &quot;있다&quot;를 보이는 일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이 논문이 내놓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지금까지 제출된 증거로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는 쪽에 가깝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b/bc/20260118_Frozen_pond_in_Gunma_Prefecture.jpg/960px-20260118_Frozen_pond_in_Gunma_Prefecture.jpg&quot; alt=&quot;얼어붙은 연못 수면과 깨진 얼음 조각들&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Eavesdropper6735, CC BY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20260118_Frozen_pond_in_Gunma_Prefecture.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함께-보면-좋은-연구&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함께 보면 좋은 연구&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논쟁은 2016년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론이 엇갈리는 최근 연구 두 건을 함께 둡니다.&lt;/p&gt;
&lt;ul style=&quot;list-style-type: disc;&quot; data-ke-list-type=&quot;disc&quot;&gt;
&lt;li&gt;&lt;b&gt;물방울로 좁혀 본 실험&lt;/b&gt; &amp;mdash; 멕시코 연구진이 물 한 방울보다도 작은 1~20마이크로리터 방울을 냉각판에 올려 열화상 카메라로 관찰했더니, 뜨거운 방울이 먼저 어는 경향이 나왔다고 보고했습니다. 단 두 방울의 온도 차가 20도 이상 벌어져야 했습니다. (&lt;a href=&quot;https://doi.org/10.31349/revmexfis.70.050601&quot;&gt;Revista Mexicana de F&amp;iacute;sica, 2024&lt;/a&gt;)&lt;/li&gt;
&lt;li&gt;&lt;b&gt;컴퓨터 속의 물&lt;/b&gt; &amp;mdash; 인도 연구진은 물 분자를 하나하나 계산하는 시뮬레이션에서 음펨바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했습니다. 실물이 아닌 계산 속 결과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lt;a href=&quot;https://doi.org/10.1038/s42005-025-02251-6&quot;&gt;Communications Physics, 2025&lt;/a&gt;)&lt;/li&gt;
&lt;/ul&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두 연구 모두 2016년 실험이 일부러 빼놓았던 '어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재고 있는 대상이 서로 다른 셈이죠.&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그래서-주방에서는&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그래서 주방에서는&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얼음을 빨리 얻고 싶어 뜨거운 물을 트레이에 붓는 요령이 있습니다. 적어도 이 실험에서는 그 방법이 시간을 줄여 준다는 근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버리지와 린든은 논문 말미에서, 음펨바 효과가 오랫동안 사람들을 과학으로 끌어들인 훌륭한 수수께끼였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대신 교실에서 써 볼 만한 다른 장면을 권했어요. 맹물 잔과 소금물 잔에 얼음을 띄워 어느 쪽이 먼저 녹는지 보는 실험 같은 것들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quot;그럴듯한 관찰&quot;과 &quot;다시 해도 똑같이 나오는 관찰&quot; 사이의 거리가, 이 연구에서는 온도계 1센티미터였습니다. 냉동실 문을 열 때마다 한 번쯤 떠올려 볼 만한 간격입니다.&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Burridge &amp;amp; Linden, 「Questioning the Mpemba effect: hot water does not cool more quickly than cold」, Scientific Reports, 201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038/srep37665&quot;&gt;10.1038/srep37665&lt;/a&gt;&lt;br /&gt;- 전문: &lt;a href=&quot;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121640/&quot;&gt;Europe PMC(PMC5121640)&lt;/a&gt;&lt;br /&gt;- 후속 연구: Balbuena Ortega 외, Revista Mexicana de F&amp;iacute;sica, 2024 / Ghosh 외, Communications Physics, 2025&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과학, 음펨바효과, 물, 얼음, 열역학, 실험&lt;/p&gt;</description>
      <category>과학&amp;middot;기술</category>
      <category>과학</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물</category>
      <category>실험</category>
      <category>얼음</category>
      <category>열역학</category>
      <category>음펨바효과</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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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paperpick.tistory.com/71#entry71comment</comments>
      <pubDate>Fri, 23 Oct 2026 16:53:46 +0900</pubDate>
    </item>
    <item>
      <title>아이들은 결과만 보고 배울 상대를 고를까? 5~9세 실험 결과</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70</link>
      <description>&lt;h2 id=&quot;아이들은-결과만-보고-배울-상대를-고를까-59세-실험-결과&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아이들은 결과만 보고 배울 상대를 고를까? 5~9세 실험 결과&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레고 장난감을 직접 조립한 아이와 형제에게 그냥 받은 아이가 나란히 있습니다. 둘 중 누구에게 무언가를 배우고 싶으냐고 물으면 아이들은 어느 쪽을 고를까요. 미국 연구진이 5~9세 아동 220명에게 이 선택을 시켜봤더니, 어른의 짐작과는 사뭇 다른 답이 돌아왔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4&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cKWd1f/dJMcaaN6sIR/NH3YcdELB9aeEpm22PurO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cKWd1f/dJMcaaN6sIR/NH3YcdELB9aeEpm22PurOk/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cKWd1f/dJMcaaN6sIR/NH3YcdELB9aeEpm22PurO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cKWd1f%2FdJMcaaN6sIR%2FNH3YcdELB9aeEpm22PurO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574&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4&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Shixart1985, CC BY 2.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hild_engages_in_colorful_building_activity.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어떤-연구인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어떤 연구인가&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미국 보스턴대학교 윌록 교육&amp;middot;인간발달대학의 니나 예(Nina N. Ye)와 캐슬린 코리보(Kathleen H. Corriveau)가 2026년 10월 학술지 &lt;b&gt;커뮤니케이션스 사이콜로지(Communications Psychology)&lt;/b&gt;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네이처를 펴내는 출판사의 심리학 저널이고, 심사를 통과한 뒤 먼저 공개된 판본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이 궁금해한 것은 이것입니다. 아이들은 누군가의 실력을 가늠할 때 &lt;b&gt;결과만 보는지, 아니면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까지 보는지&lt;/b&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설계는 간단합니다. 아이에게 두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아이는 오랜 시간 들여 레고 브릭으로 장난감을 직접 만들었고, 갖고 싶은 게 생기면 늘 자기 손으로 만듭니다. 다른 아이는 똑같은 장난감을 형제에게서 받았고, 뭔가 갖고 싶으면 늘 가족이 가져다줍니다. 그러고 나서 묻습니다. 새로운 걸 배운다면 누구한테 배우고 싶니.&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첫 번째 실험에는 100명(평균 일곱 살 반쯤), 두 번째 실험에는 120명(평균 일곱 살 서너 달)이 참여했습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아이마다 제비뽑기하듯 네 가지 이야기 중 하나를 무작위로 받았는데, 이번에는 &lt;b&gt;두 아이의 결과물이 서로 달랐습니다.&lt;/b&gt; 직접 만든 쪽이 더 잘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받은 쪽의 장난감이 더 멋지기도 했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3/32/Lego_Color_Bricks.jpg/960px-Lego_Color_Bricks.jpg&quot; alt=&quot;여러 색깔의 레고 브릭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모습&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Alan Chia, CC BY-SA 2.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ego_Color_Bricks.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무엇을-발견했다고-했나&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무엇을 발견했다고 했나&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이 보고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결과물이 똑같았던 첫 번째 실험에서 아이들은 &lt;b&gt;직접 만든 쪽이 더 잘 안다고 보고 그쪽에서 배우고 싶어 하는 경향&lt;/b&gt;을 보였고, 이 경향은 나이가 많은 아이일수록 더 뚜렷했다고 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흥미로운 건 두 번째 실험입니다. 결과물의 완성도가 갈렸는데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즉 &lt;b&gt;장난감이 더 허술하게 나왔더라도, 자기 손으로 만든 아이 쪽으로 기울었다&lt;/b&gt;는 것이 연구진의 보고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선호는 &quot;배우고 싶은 상대&quot;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궁금한 게 생기면 누구에게 물어볼지, 그리고 &lt;b&gt;누구와 친구가 되고 싶은지&lt;/b&gt;를 물었을 때도 같은 방향으로 선택이 쏠렸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아이들에게 왜 그렇게 골랐는지도 물었습니다. 보충자료의 분류를 보면, 무언가를 물어볼 상대로 직접 만든 아이를 택한 경우 그 이유의 &lt;b&gt;약 78%, 열에 여덟쯤이 열심히 했다는 식의 노력 이야기&lt;/b&gt;였습니다. 더 많이 알 것 같다는 식으로 지식을 든 설명은 20% 정도였고요. 아이들이 노력을 그 자체로 좋게 봤다기보다 &lt;b&gt;앞으로 믿을 만한 상대인지 가늠하는 단서로 썼다&lt;/b&gt;는 것이 연구진의 해석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기존-상식과-어긋나는-지점&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기존 상식과 어긋나는 지점&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우리는 배울 사람을 고를 때 대체로 성적표를 봅니다. 누가 더 잘했나, 누가 더 높이 올라갔나. 합리적인 기준이기도 합니다. 과정은 보이지 않고 결과는 보이니까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런데 이 실험에서 아이들은 &lt;b&gt;결과가 더 나쁜 쪽을 고르면서까지 과정을 봤습니다.&lt;/b&gt; 어른 기준으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선택인데, 뒤집어 생각하면 꽤 영리합니다. 이번에 잘 나온 결과물이 다음번에도 나오리라는 보장은 그걸 &lt;b&gt;스스로 만들어낸 사람 쪽에 더 많이 남습니다.&lt;/b&gt; 받아서 가진 사람은 다음에도 받아야 하니까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두 번째로 눈에 띄는 건 나이에 따른 변화입니다. 어린아이보다 큰 아이에게서 이 경향이 더 뚜렷했다는 건, 과정을 읽어내는 눈이 처음부터 완성돼 있는 게 아니라 &lt;b&gt;자라면서 선명해지는 것&lt;/b&gt;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세 번째는 선택이 번진 범위입니다. &quot;배울 사람&quot;을 고르는 기준과 &quot;친구 할 사람&quot;을 고르는 기준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어른은 역량과 호감을 어느 정도 분리해서 생각하지만, 이 나이대 아이들에게는 그 둘이 아직 한 덩어리로 붙어 있는 듯합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0/0c/A_child_is_focused_on_creating_with_vibrant_building_blocks_on_a_table.jpg/960px-A_child_is_focused_on_creating_with_vibrant_building_blocks_on_a_table.jpg&quot; alt=&quot;파란 블록 두 조각을 양손으로 맞붙이고 있는 아이의 손&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Shixart1985, CC BY 2.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_child_is_focused_on_creating_with_vibrant_building_blocks_on_a_table.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연구의-한계&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연구의 한계&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비교 대상이 &lt;b&gt;&quot;타고난 재능&quot;이 아니었다는 점&lt;/b&gt;입니다. 이야기 속 상대편 아이는 재능이 뛰어난 아이가 아니라 &lt;b&gt;가족이 대신 해준 아이&lt;/b&gt;였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꺼린 것이 '노력 없이 얻은 결과'인지, 아니면 '남한테 얻어 쓰는 태도' 자체인지는 이 설계만으로 갈라지지 않습니다. 둘은 꽤 다른 이야기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야기 지문 자체가 한쪽을 밀어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직접 만드는 아이는 늘 혼자 힘으로 멋진 장난감을 만든다는 식으로 반복해서 소개되는데, 아이들은 어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lt;b&gt;&quot;정답은 이쪽이구나&quot;를 눈치채는 데 능합니다.&lt;/b&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또 이것은 그림과 이야기 속 가상의 인물을 고르는 과제라, 교실에서 실제 친구에게 다가가 묻고 어울리는 일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참가 인원도 두 실험 합쳐 220명으로 한 연구팀이 한 지역에서 모은 표본이어서, 다른 문화권 아이들도 같은 선택을 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더해서 이 글은 현재 공개된 &lt;b&gt;초록과 보충자료를 근거로 썼습니다.&lt;/b&gt; 본문 전체가 공개되면 조건별 차이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더-읽어보면-좋은-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더 읽어보면 좋은 글&lt;/h2&gt;
&lt;ul style=&quot;list-style-type: disc;&quot; data-ke-list-type=&quot;disc&quot;&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54&quot;&gt;아이들은 어디서나 친구를 도울까? 6개 문화권 실험이 찾은 공통점&lt;/a&gt;&lt;/li&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46&quot;&gt;문법은 설명해 주면 더 빨리 늘까? 열두 살에서 갈린 실험&lt;/a&gt;&lt;/li&gt;
&lt;/ul&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출근길에-떠올려볼-만한-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출근길에 떠올려볼 만한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우리가 배울 상대를 고르는 방식은 생각보다 결과 쪽에 쏠려 있습니다. 영상 하나를 고를 때도 조회 수를 먼저 보고, 조언을 구할 때도 그 사람이 지금 어디까지 갔는지를 봅니다. 정작 &lt;b&gt;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lt;/b&gt;는 잘 안 보이고, 안 보이니 묻지 않게 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연구에서 아이들이 쓴 기준은 그보다 한 칸 더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결과가 만들어진 경로까지 보고 &quot;이 사람은 다음에도 될 사람인가&quot;를 가늠한 셈이죠. 일곱 살 아이가 레고 이야기로 하는 판단이지만, 어른이 사람을 고를 때 써도 쓸모가 있는 기준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면 거꾸로 읽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른은 종종 결과만 보고 칭찬하는데, 이 연구에서 관찰된 아이들은 이미 과정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촘촘한 기준이었는지는 한번 생각해 볼 만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Nina N. Ye, Kathleen H. Corriveau, 「Young children prefer to learn from and befriend strivers rather than endowed individuals」, Communications Psychology,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038/s44271-026-00543-3&quot;&gt;10.1038/s44271-026-00543-3&lt;/a&gt;&lt;br /&gt;- 실험 지문&amp;middot;아이들 설명의 분류와 빈도는 같은 논문의 보충자료(부록 A&amp;middot;C&amp;middot;D)에서 확인&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심리학, 아동발달, 노력, 학습, 또래관계&lt;/p&gt;</description>
      <category>심리&amp;middot;건강</category>
      <category>노력</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또래관계</category>
      <category>심리학</category>
      <category>아동발달</category>
      <category>학습</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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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paperpick.tistory.com/70#entry70comment</comments>
      <pubDate>Thu, 22 Oct 2026 08:01:37 +0900</pubDate>
    </item>
    <item>
      <title>탄소세를 붙이면 친환경 소비가 늘까? 실험이 찾은 뜻밖의 반전</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69</link>
      <description>&lt;h2 id=&quot;탄소세를-붙이면-친환경-소비가-늘까-실험이-찾은-뜻밖의-반전&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탄소세를 붙이면 친환경 소비가 늘까? 실험이 찾은 뜻밖의 반전&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마트 진열대에 비슷한 두 제품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쪽에만 세금이 붙어 값이 조금 올랐다면, 사람들은 어느 쪽에 손을 뻗을까요. 영국 소비자 3,006명이 참여한 온라인 장보기 실험에서 연구진은 상식과 어긋나는 장면을 관찰했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1146&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j7EEy/dJMcafokLgS/Wh5fmOX8POBWZbRtqRih0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j7EEy/dJMcafokLgS/Wh5fmOX8POBWZbRtqRih0K/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j7EEy/dJMcafokLgS/Wh5fmOX8POBWZbRtqRih0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j7EEy%2FdJMcafokLgS%2FWh5fmOX8POBWZbRtqRih0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1146&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1146&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Xeverything11, CC BY-SA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2024-05-22_Aisle_14,_Morrisons,_Inverness.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영국-소비자-3006명의-장바구니&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영국 소비자 3,006명의 장바구니&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코펜하겐 경영대학원의 알리체 피초(Alice Pizzo) 연구진은 영국 성인 3,006명에게 온라인으로 장보기를 시켰습니다. 자료는 2024년 3월에 모았고, 분석 계획은 미리 공개 등록해 뒀습니다. 결과는 올해 경제학 학술지에 실렸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참가자는 먼저 간단한 논리 문제를 풀어 20파운드를 '벌었'습니다. 그냥 쥐여 준 돈보다 자기가 번 돈이어야 더 진지하게 고민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다음 배출량이 서로 다른 두 제품을 짝지어 보여 줬습니다. 장미와 카네이션, 일반 쿠키와 비건 쿠키, 닭고기와 식물성 치킨, 유제품 아이스크림과 식물성 아이스크림, 알루미늄 포일과 플라스틱 랩. 모두 다섯 쌍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쌍마다 네 가지 가격 상황이 차례로 나왔습니다. 두 제품 값이 똑같은 상황, 그리고 배출량이 많은 쪽에만 20%&amp;middot;40%&amp;middot;60%가 얹힌 상황입니다. 참가자는 상황마다 하나를 꼭 골라야 했고, 끝난 뒤 무작위로 뽑힌 서른 명에게는 고른 물건이 실제로 배송됐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설명'이었습니다. 참가자는 세 집단으로 나뉘어 똑같은 가격 인상을 각각 탄소세, 수입세, 아무 이유도 달리지 않은 가격 인상으로 안내받았습니다. 탄소세 집단에는 걷힌 돈으로 유럽 배출권을 사서 영구 폐기한다고 알렸고, 연구진은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값이-같을-때와-세금이-붙은-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값이 같을 때와, 세금이 붙은 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두 제품 값이 같을 때는 탄소세 안내를 받은 집단이 배출량 많은 제품을 덜 골랐습니다. 고탄소 제품 선택 비율이 76.18%로, 수입세 집단의 81.68%보다 5%포인트 넘게 낮았습니다. 세금이 한 푼도 붙지 않았는데 안내 문구만으로 선택이 달라진 셈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반전은 20%가 실제로 붙은 뒤였습니다. 수입세 집단의 고탄소 선택은 61.22%까지 떨어졌는데, 탄소세 집단은 63.56%에 머물렀습니다. 앞서던 쪽과 뒤처진 쪽이 자리를 바꾼 겁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2/2b/NUGGS_1.jpg/960px-NUGGS_1.jpg&quot; alt=&quot;식물성 재료로 만든 너겟 한 접시&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Mx. Granger, CC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NUGGS_1.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참가자가 고탄소 제품에 얼마까지 더 낼 생각이 있는지도 계산했습니다. 탄소세 집단의 금액이 수입세 집단보다 11펜스 높았는데, 제품 평균가가 2.5파운드였으니 4.4% 비싸져도 산다는 뜻입니다. 100원짜리 물건이면 4원쯤 더 내는 정도로 금액은 작지만, 방향이 정반대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변화를 끌고 간 쪽은 기후 변화를 걱정한다고 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값이 같을 때 이들의 고탄소 선택은 탄소세 집단에서 66%, 수입세 집단에서 76%였습니다. 그런데 탄소세 집단에 20%가 붙자 기후 걱정이 적은 참가자의 고탄소 선택은 17% 줄어든 반면, 걱정이 큰 참가자는 4%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걱정이 큰 쪽과 적은 쪽의 차이는 2%포인트로, 사실상 사라졌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새로-알게-된-게-있어서가-아니었습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새로 알게 된 게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가장 먼저 떠오르는 설명은 '정보'입니다. 탄소세 안내가 어느 제품의 배출량이 많은지 알려 줬고 그래서 선택이 달라졌다는 설명이죠. 연구진은 선택이 끝난 뒤 어느 쪽 배출량이 많은지 맞히는 과제를 붙여 이 설명을 확인했습니다. 기후 걱정이 큰 사람들의 정답률은 탄소세 집단 78%, 수입세 집단 77%로 거의 같았습니다. 이들은 세금 안내에서 새로 배운 것이 없었던 겁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다른 해석을 내놨습니다.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한 번 해 두면 그다음에는 마음 편히 하고 싶은 쪽을 고르게 되는 심리, 이른바 '도덕적 면허'입니다. 점심에 샐러드를 먹었으니 저녁엔 치킨을 시켜도 괜찮다고 느끼는 그 감각과 닮았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값이 같을 때 기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배출 적은 쪽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세금이 붙는 순간 '값은 치렀다'는 감각이 생기고, 그 감각이 자발적인 절제를 밀어낸 것으로 연구진은 봤습니다. 선한 의도에 가격표가 붙자 의도 쪽이 뒤로 물러난 모양새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상쇄가 끝까지 가는 것은 아닙니다. 세율이 40%, 60%로 올라가면 가격 부담이 그 심리를 덮어 고탄소 선택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다만 현실에서 매겨지는 탄소 가격 상당수가 그보다 훨씬 낮은 구간에 있다는 점이 연구진이 걱정한 대목입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실험이-말해-주지-않는-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실험이 말해 주지 않는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우선 이 장보기는 진짜 장보기가 아닙니다. 화면 속에서 다섯 쌍을 한 번씩 고른 것이고, 실제 배송은 서른 명에게만 이뤄졌습니다. 브랜드의 영향을 지우려고 제품 사진도 인공지능으로 만들어 썼습니다. 직접 번 돈이 걸려 있어 허투루 고르기는 어려웠겠지만, 매주 같은 매대 앞에 서는 실제 소비와는 거리가 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표본이 영국 성인 한 집단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표본에서 기후 걱정이 큰 쪽(5점 만점에 4점 이상)은 32%, 가장 높은 5점은 7%였습니다. 이 비율은 나라와 시기에 따라 달라지고, 비율이 달라지면 전체 그림도 함께 달라집니다. 기후 걱정 자체도 설문 두 문항으로 잰 값이라 실제 행동과 어긋날 여지가 남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실험에서 가장 낮게 잡은 20%라는 세율조차 현실의 여러 탄소 가격보다 높다는 점도 유념할 만합니다. 그래서 이 실험의 구간을 현실 세율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탄소세가 좋은 정책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연구가 아닙니다. 두 종류의 세금 모두 고탄소 수요를 줄였다는 점은 함께 관찰됐고, 연구가 들여다본 것은 '값이 같은데 설명이 다를 때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였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계산대-앞에서-떠올려볼-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계산대 앞에서 떠올려볼 것&lt;/h2&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a/a6/Rimi_supermarket_at_Kaunas_Mega_mall%2C_2025%2C_dairy_section.jpg/960px-Rimi_supermarket_at_Kaunas_Mega_mall%2C_2025%2C_dairy_section.jpg&quot; alt=&quot;마트 냉장 진열대에 늘어선 유제품&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Bdx, CC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imi_supermarket_at_Kaunas_Mega_mall,_2025,_dairy_section.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실험이 건드린 심리는 탄소세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부금이 얹힌 상품, 환경 부담금이 붙은 배달, 재활용 비용이 포함된 포장처럼 값에 '착한 이유'가 달리는 순간, 우리는 그 값을 치르는 것으로 마음의 몫까지 끝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돈으로 치르는 것과 행동으로 줄이는 것이 늘 더해지지는 않는다는 것, 이 연구가 남기는 문장은 그쯤입니다. 가격표에 적힌 이유를 읽었을 때 내 손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 다음 장보기에서 한 번 지켜봐도 재미있겠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Pizzo 외, 「Carbon taxes crowd out low-carbon choices: Evidence from a consumer experiment」, Journal of Economic Behavior &amp;amp; Organization, 251권,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016/j.jebo.2026.107798&quot;&gt;10.1016/j.jebo.2026.107798&lt;/a&gt;&lt;br /&gt;- 설계&amp;middot;수치 확인: 같은 연구진의 워킹페이퍼 「Carbon Taxes Crowd Out Climate Concern」, &lt;a href=&quot;https://www.econ.ku.dk/cebi/publikationer/working-papers/CEBI-WP_16-24.pdf&quot;&gt;CEBI Working Paper 16/24&lt;/a&gt;, 코펜하겐대학교, 2024&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경제, 소비자심리, 탄소세, 행동경제학, 기후, 장보기&lt;/p&gt;</description>
      <category>사회&amp;middot;경제</category>
      <category>경제</category>
      <category>기후</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소비자심리</category>
      <category>장보기</category>
      <category>탄소세</category>
      <category>행동경제학</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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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paperpick.tistory.com/69#entry69comment</comments>
      <pubDate>Wed, 21 Oct 2026 08:01:04 +0900</pubDate>
    </item>
    <item>
      <title>도시 하천의 물은 어디서 올까? 나이테가 꺼낸 뜻밖의 연구 결과</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68</link>
      <description>&lt;h2 id=&quot;도시-하천의-물은-어디서-올까-나이테가-꺼낸-뜻밖의-연구-결과&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도시 하천의 물은 어디서 올까? 나이테가 꺼낸 뜻밖의 연구 결과&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도시 한복판을 흐르는 개울을 보면 비가 모여 흐르는 물이겠거니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국 연구진이 하천가에 선 나무의 나이테를 한 해씩 쪼개 읽어 보니, 그 물의 출신이 생각과 꽤 달랐습니다. 사람이 수질을 재기 전부터, 100년치 기록이 나무 안에 남아 있었어요.&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1&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TQ2ST/dJMcag8oAqf/j8TigB2m41ABPUa1Uc24t0/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TQ2ST/dJMcag8oAqf/j8TigB2m41ABPUa1Uc24t0/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TQ2ST/dJMcag8oAqf/j8TigB2m41ABPUa1Uc24t0/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TQ2ST%2FdJMcag8oAqf%2Fj8TigB2m41ABPUa1Uc24t0%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571&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1&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James St. John, CC BY 2.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ree_rings_in_Taxodium_distichum_wood_(bald_cypress)_1_(24518408267).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나무가-물의-이력서를-쓴다고요&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나무가 물의 이력서를 쓴다고요&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조사이아 사난다(Josiah M. Sananda)와 제이 배너(Jay L. Banner)를 비롯한 일곱 명의 연구진이 2026년 10월 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결과를 내놓았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들이 들여다본 것은 하천가에 선 나무의 나이테입니다. 나무는 뿌리로 주변의 물을 빨아올리고, 거기 녹아 있던 원소를 그해 자란 나이테에 붙잡아 둡니다. 나이테는 한 해에 한 겹씩 생기니, 줄기를 가로로 자르면 &lt;b&gt;어느 해에 어떤 물을 마셨는지가 순서대로 쌓여 있는&lt;/b&gt; 셈입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7/7c/Taxodium_distichum.jpg/960px-Taxodium_distichum.jpg&quot; alt=&quot;개울물에 밑동을 담근 채 자라는 하천가의 나무 &amp;mdash;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인근 해밀턴크리크&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Eric in SF, CC BY-SA 3.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axodium_distichum.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여기서 연구진이 꺼낸 열쇠가 스트론튬이라는 원소입니다. 스트론튬에는 무게가 미세하게 다른 형제들이 섞여 있고, 그 비율이 물이 거쳐 온 땅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종의 &lt;b&gt;원산지 표시&lt;/b&gt;인 셈이죠. 연구진은 나이테 속 이 비율을 읽어 그해 그 나무가 마신 물의 출처를 되짚는 방법을 새로 만들었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수돗물과-땅속물은-표시가-다릅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수돗물과 땅속물은 표시가 다릅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마침 오스틴은 이 방법이 잘 통하는 동네입니다. 같은 연구실이 2024년에 따로 발표한 논문을 보면, 오스틴의 수돗물은 아주 오래된 화강암 지대를 지나온 콜로라도강에서 옵니다. 반면 그 지역 땅속물은 발밑의 석회암에서 성분을 얻죠.&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두 물의 스트론튬 비율은 각각 0.7088~0.7095와 0.7074~0.7077입니다.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야 갈리는 차이라 사람 감각으로는 똑같은 물이지만, 정밀 측정기에는 전혀 다른 신호죠. 그래서 나이테에 남은 흔적만으로 수도관에서 온 물과 땅에서 온 물을 가를 수 있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세-유역에서-무엇이-보였나&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세 유역에서 무엇이 보였나&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중부 텍사스의 세 유역을 골랐습니다. 도시화가 깊이 진행된 곳, 지금 빠르게 도시화되는 곳, 여전히 시골인 곳입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d/dd/Waller_Creek_at_Palm_Park_Austin_Texas_2026.jpg/960px-Waller_Creek_at_Palm_Park_Austin_Texas_2026.jpg&quot; alt=&quot;나무가 늘어선 도시 하천 &amp;mdash; 미국 텍사스 오스틴 시내의 월러크리크&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Larry D. Moore, CC BY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Waller_Creek_at_Palm_Park_Austin_Texas_2026.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도시 유역의 숫자가 가장 셉니다. 적어도 1945년부터, 그 하천을 흐르는 물의 &lt;b&gt;열에 아홉 넘게(90% 이상)가 상수도에서 나온 물&lt;/b&gt;이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습니다. 오스틴이 상수도망을 넓히기 시작한 지 25년 만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빠르게 도시화되는 유역에서는 변화가 진행되는 장면이 잡혔습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도 하천에 남아 흐르는 물에서 상수도가 차지하는 몫이 35년 사이 약 12%에서 33%로 늘었습니다. 열에 하나 남짓이던 것이 셋이 된, 세 배 가까운 수준이죠. 같은 기간 그 지역 인구밀도는 85%, 거의 두 배로 불어났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반대로 시골 유역에서는 1840년대 이후로 줄곧 그 몫이 낮았습니다. 연구진은 이 시점들을 근거로, 상수도 시설이 들어선 뒤 20년 안에 하천의 화학 조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상식과-어긋나는-지점&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상식과 어긋나는 지점&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자연 하천'이라는 말의 전제입니다. 우리는 도시 개울을 자연이 남긴 조각으로 읽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대로라면 적어도 그 유역에서는 개울이 &lt;b&gt;상수도망의 연장선&lt;/b&gt;에 가까웠던 셈입니다. 수도관에서 새어 나간 물, 마당에 뿌린 물, 처리를 거친 생활하수가 땅을 통해 모인 물이니까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두 번째는 '측정이 없던 시대의 측정값'을 만들어 냈다는 점입니다. 수질을 체계적으로 재는 제도는 한참 뒤에 생겼는데, 나무는 그 전부터 묵묵히 기록을 쌓고 있었습니다. 비교할 자료가 없던 구간을 뒤늦게 열어 본 셈이죠.&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세 번째는 누수를 보는 각도입니다. 보통 수도관 누수는 '요금의 손실'로만 셉니다. 이 연구는 그 물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하천으로 들어가 성분을 바꾸는 &lt;b&gt;입력&lt;/b&gt;이라고 봅니다. 손실이 아니라 이동이라는 관점이죠.&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연구에서-조심해-읽을-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연구에서 조심해 읽을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먼저 저희가 읽은 것은 공개된 초록입니다. 출판사 쪽 접근이 막혀 본문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위 수치는 모두 연구진이 초록에 적은 값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대상은 세 유역, 한 도시입니다. 게다가 중부 텍사스는 두 물의 원산지 표시가 유난히 또렷한 땅입니다. 상수원과 지역 암석의 성분이 비슷한 도시라면 같은 선명도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나무가 하천물만 마시는 것도 아닙니다. 토양에 머문 물과 더 깊은 지하수를 함께 빨아올리고, 그 비율은 뿌리 깊이와 가뭄에 따라 변합니다. 그래서 이 숫자들은 &lt;b&gt;섞임을 가정한 모형의 추정값&lt;/b&gt;이지, 그해 하천물을 떠서 잰 값이 아닙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인구밀도가 늘어난 기간과 상수도 몫이 늘어난 기간이 겹친다는 것도, 겹쳤다는 사실만으로 한쪽이 다른 쪽의 원인임이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끝으로 논문 제목의 '수질 악화'가 곧 '물이 더러워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초록에서 보고된 것은 화학 조성이 원래 상태에서 멀어졌다는 쪽에 가깝고, 그 변화가 생태계에 어떤 결과를 낳는지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집-앞-개천을-다시-볼-때&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집 앞 개천을 다시 볼 때&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한국 도시도 사정이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청계천이 대표적이죠. 서울시설공단 설명에 따르면 청계천에는 한강에서 끌어와 정수한 물과 지하철 역사에서 솟는 지하수를 펌프로 상류에 흘려보냅니다. 새어 나간 물이 아니라 대놓고 넣는 물이지만, 도시의 물길이 &lt;b&gt;사람이 만든 설비 위에 얹혀 있다&lt;/b&gt;는 사정은 같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다음에 산책길에서 개울을 건널 때, 비가 한참 오지 않았는데도 물이 흐르고 있다면 한 번쯤 궁금해할 만합니다. 저 물은 하늘에서 왔을까, 아니면 어딘가의 관에서 왔을까. 답을 알 방법은 없어도, 질문이 바뀌면 보이는 풍경이 달라집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도시의 자연이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 사람 손이 섞인 상태라는 것. 나이테를 100년 거슬러 올라간 이 연구가 보여 준 건 결국 그 이야기입니다.&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Sananda 외, 「A century of streamwater quality degradation by input from urban water infrastructure as revealed by tree-ring records」,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088/1748-9326/aeb560&quot;&gt;10.1088/1748-9326/aeb560&lt;/a&gt;&lt;br /&gt;- 스트론튬 배경(별개 연구): Manlove &amp;amp; Banner, 「Geochemical evolution of municipal water in a natural hydrologic system and implications for urban watershed resilience」, PLOS Water, 2024.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371/journal.pwat.0000327&quot;&gt;10.1371/journal.pwat.0000327&lt;/a&gt;&lt;br /&gt;- 청계천 유지용수: 서울시설공단 청계천 안내&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환경, 지구과학, 나이테, 도시하천, 상수도, 스트론튬&lt;/p&gt;</description>
      <category>자연&amp;middot;환경</category>
      <category>나이테</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도시하천</category>
      <category>상수도</category>
      <category>스트론튬</category>
      <category>지구과학</category>
      <category>환경</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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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0 Oct 2026 08:01:17 +0900</pubDate>
    </item>
    <item>
      <title>정전기도 세기를 조절할 수 있을까? 극성까지 뒤집은 실험</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67</link>
      <description>&lt;h2 id=&quot;정전기도-세기를-조절할-수-있을까-극성까지-뒤집은-실험&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정전기도 세기를 조절할 수 있을까? 극성까지 뒤집은 실험&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겨울에 문고리를 잡다 따끔했던 그 정전기, 사실 과학자들도 왜 생기는지를 두고 아직 논쟁 중입니다. 라트비아와 호주 연구진이 똑같은 플라스틱 두 장을 맞댄 뒤 바깥에서 전압을 걸어 봤는데요. 정전기의 세기도, 양음의 부호까지도 전압을 따라 움직였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3&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vWnFf/dJMcaaUGcls/oJo3AakJlKtyyJYSdUOCy1/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vWnFf/dJMcaaUGcls/oJo3AakJlKtyyJYSdUOCy1/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vWnFf/dJMcaaUGcls/oJo3AakJlKtyyJYSdUOCy1/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vWnFf%2FdJMcaaUGcls%2FoJo3AakJlKtyyJYSdUOCy1%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573&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3&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MikeRun, CC BY-SA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ttractive-electric-force-between-hair-and-balloon.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문지르면-전기가-생기는데-왜-생기는지는-논쟁-중입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문지르면 전기가 생기는데, 왜 생기는지는 논쟁 중입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두 물체를 맞댔다 떼면 한쪽은 양(+), 다른 쪽은 음(&amp;minus;)으로 갈립니다. 이걸 &lt;b&gt;접촉 대전&lt;/b&gt;이라고 불러요. 풍선을 머리에 문지르면 머리카락이 따라 서는 그 현상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호박을 모피에 문지르면 가벼운 것이 달라붙는다는 건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죠. 그런데 &lt;b&gt;무엇이 전하를 옮기는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어요.&lt;/b&gt; 전자라는 쪽, 이온이라는 쪽, 분자 부스러기라는 쪽이 갈려 있다고 연구진은 적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래서 질문을 비틀었습니다. 운반하는 것이 무엇이든 전하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lt;b&gt;밀어 옮기는 힘&lt;/b&gt;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거죠.&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라트비아 리가공과대학교(Riga Technical University)의 안드리스 슈트카(Andris &amp;Scaron;utka)와 호주 멜버른대학교(University of Melbourne)의 피터 셰럴(Peter C. Sherrell)이 이끈 연구진이 2026년 10월 《Nature Communications》에 내놓은 결과입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같은-플라스틱끼리-맞대고-전압을-걸었습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같은 플라스틱끼리 맞대고 전압을 걸었습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설계의 핵심은 &lt;b&gt;같은 재료를 썼다&lt;/b&gt;는 점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서로 다른 재료를 맞대면 어느 쪽이 양이 될지가 재료 차이로 설명돼 버립니다. 반면 성분도 생김새도 똑같은 두 장이라면 어느 쪽이 양이 될 이유가 없어, 평균적으로는 남는 전하가 없어야 하죠. 다른 요인을 보기엔 좋은 출발점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쓴 재료는 일회용 컵이나 포장 완충재에 쓰는 &lt;b&gt;폴리스타이렌&lt;/b&gt; 필름입니다. 1kg 남짓을 올려놓은 정도의 힘(10 N)으로 1초에 한 번씩, 5mm 간격으로 500번 붙였다 떼기를 반복했어요. 약 8분짜리 동작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핵심은 그동안 뒤쪽 금속판에 &lt;b&gt;+3,000~&amp;minus;3,000볼트&lt;/b&gt;를 걸어 두었다는 겁니다. 가정용 콘센트의 열 배가 넘는 전압인데, 금속이 직접 닿지 않도록 같은 플라스틱 보호막을 덮었고요. 시료를 통과하는 전기의 세기는 &lt;b&gt;1mm당 2만 볼트&lt;/b&gt; 수준이었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3/33/Expanded_Polystyrene_%28EPS%29_foam_pellets.jpg/960px-Expanded_Polystyrene_%28EPS%29_foam_pellets.jpg&quot; alt=&quot;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회색 폴리스타이렌 알갱이들이 손가락 사이에 흩어져 달라붙어 있다&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Swoolverton, CC BY-SA 3.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xpanded_Polystyrene_%28EPS%29_foam_pellets.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전압의-부호를-따라-정전기가-뒤집혔습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전압의 부호를 따라 정전기가 뒤집혔습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전압을 걸지 않았을 때는 예상대로 남는 전하가 없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전압을 걸자 그림이 달라졌어요. +3,000볼트에서는 떼어낸 직후 음의 전하가 잡혔다가 몇 분 뒤 양으로 &lt;b&gt;뒤집혔습니다&lt;/b&gt;. &amp;minus;3,000볼트에서는 거울상이 나왔고요. 연구진은 초반 신호를 걸어 둔 전기가 만든 일시적 쏠림으로, 뒤늦게 드러난 쪽을 접촉으로 생긴 전하로 해석했습니다. 전하 크기는 걸어 준 전압 크기를 따라갔고, 남은 전하는 60분 넘게 버텼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표면을 거칠게 만든 시료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음의 전압에서 &lt;b&gt;거친 쪽에 남은 전하가 매끈한 쪽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어요.&lt;/b&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의 설명이 이 논문의 알맹이입니다. 재료가 한쪽만 더 눌려 고르지 않게 휘면 그 자체로 전기가 생깁니다. &lt;b&gt;플렉소일렉트릭&lt;/b&gt;, 우리말로는 휨전기라고 부르는 성질이에요. 맞닿는 표면의 작은 돌기들이 눌려 휠 때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거죠.&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모의실험으로 따져 보니 &lt;b&gt;1mm당 2만~4만 볼트&lt;/b&gt; 범위로, 바깥에서 걸어 만든 것과 엇비슷했습니다. 거친 표면이 스스로 만든 휨전기가 외부 전압과 반대로 작용해 서로 깎아먹었다는 것이 연구진의 해석이고요.&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재료-탓으로만-보던-틀이-흔들립니다&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재료 탓으로만 보던 틀이 흔들립니다&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정전기를 설명할 때 흔히 쓰이는 틀은 &lt;b&gt;마찰전기 서열&lt;/b&gt;입니다. 어떤 재료가 양이 되고 어떤 재료가 음이 되는지 순서를 매겨 둔 표인데요. 재료 조합만 알면 결과가 정해진다는 그림이죠.&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번 실험은 그 그림에 구멍을 냅니다. 재료가 완전히 같은데도 바깥 조건 하나로 부호가 정해졌으니까요. &lt;b&gt;재료 짝이 아니라 그 순간 접촉면에 걸린 전기의 방향이 결과를 가른 셈&lt;/b&gt;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여기에 한 걸음 더 나간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접촉면이 눌리고 휘면서 스스로 그만한 전기를 만든다면, 우리가 '이 재료는 원래 그렇다'고 여겨 온 결과 가운데 일부는 사실 &lt;b&gt;표면의 모양과 거칠기가 만든 것&lt;/b&gt;일 수 있습니다. 다만 연구진 자신도 확정이 아니라 '일차적 증거'라고 표현했고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논문을 고른 까닭이 여기 있어요. 정전기는 누구나 겪는 현상인데, 교과서가 &quot;왜 생기나&quot;에 또렷한 답을 못 내놓는 드문 주제입니다. 그런 자리에 실험 하나가 손잡이를 하나 끼워 넣은 셈이니까요.&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연구가-아직-말하지-못하는-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연구가 아직 말하지 못하는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먼저 범위입니다. 실험실에서 &lt;b&gt;플라스틱 필름끼리&lt;/b&gt; 맞댄 조건이에요. 금속이나 분말, 사람 옷과 피부로 그대로 넓히기는 이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이 스스로 남긴 유보도 있습니다. 전기를 머금은 채 굳은 상태 같은 &lt;b&gt;다른 설명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했다&lt;/b&gt;고 적었어요. 모의실험도 폴리스타이렌의 휨전기 값이 알려져 있지 않아 다른 플라스틱 값을 빌려 돌린 정성적 모형이고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둘의 규모가 다르다는 점도 연구진이 짚었습니다. 바깥에서 건 전기는 시료 전체에 걸린 큰 규모인 반면, 접촉면이 스스로 만든다는 전기는 나노미터 수준의 좁은 영역에 몰린 것이라 &lt;b&gt;같은 것의 재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lt;/b&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한 가지는 제 쪽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정전기는 습도에 민감한 현상인데 공개된 본문에서 습도 조건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날씨에 따른 차이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더-읽어보면-좋은-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더 읽어보면 좋은 글&lt;/h2&gt;
&lt;ul style=&quot;list-style-type: disc;&quot; data-ke-list-type=&quot;disc&quot;&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55&quot;&gt;하늘 위로 솟는 번개가 있을까? 비행기가 맞닥뜨린 20km 상공 연구&lt;/a&gt;&lt;/li&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63&quot;&gt;눈꺼풀이 없는 뱀의 눈은 스스로 닦일까? 18종 비늘 측정 연구&lt;/a&gt;&lt;/li&gt;
&lt;/ul&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겨울-문고리-앞에서-떠올려볼-만한-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겨울 문고리 앞에서 떠올려볼 만한 것&lt;/h2&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2/24/Door_handle_%28metal%29.jpg/960px-Door_handle_%28metal%29.jpg&quot; alt=&quot;회색 문에 달린 매끈한 금속 손잡이를 가까이서 찍은 사진&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B&amp;amp;WDIA, CC BY-SA 4.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oor_handle_%28metal%29.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스웨터를 벗을 때 타닥거리는 소리, 차 문을 닫다 손끝이 따끔한 순간. 모두 옷과 몸, 신발과 바닥이 맞닿았다 떨어지며 전하가 갈린 결과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래서 우리는 보통 &lt;b&gt;옷감 탓&lt;/b&gt;을 합니다. 그 짐작이 틀린 건 아니지만, 이번 실험은 재료 말고도 변수가 더 있다고 가리킵니다. 얼마나 세게 눌렸는지, 맞닿은 면이 얼마나 울퉁불퉁한지 같은 것들이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공장에서는 이 현상이 양쪽으로 작용합니다. 가루나 필름을 다루는 공정에서는 쌓이는 전하가 골칫거리인데, 반대로 그 전하를 모아 전기를 얻으려는 장치도 있죠. 양쪽 모두 정전기를 &lt;b&gt;끄고 켜는 손잡이&lt;/b&gt;를 원하는데, 이번 연구가 후보 하나를 내놨고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오늘 문고리를 잡기 전에 한 번쯤 떠올려 볼 만합니다. 수천 년 전부터 알려진 이 따끔함이, 아직 설명이 끝나지 않은 현상이라는 사실을요.&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amp;Scaron;utka 외, 「Electric fields control static charge during contact-friction-separation」, Nature Communications,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038/s41467-026-77733-4&quot;&gt;10.1038/s41467-026-77733-4&lt;/a&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물리, 재료, 정전기, 접촉대전, 전기장, 플라스틱&lt;/p&gt;</description>
      <category>과학&amp;middot;기술</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물리</category>
      <category>재료</category>
      <category>전기장</category>
      <category>접촉대전</category>
      <category>정전기</category>
      <category>플라스틱</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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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paperpick.tistory.com/67#entry67comment</comments>
      <pubDate>Mon, 19 Oct 2026 12:38:04 +0900</pubDate>
    </item>
    <item>
      <title>시장도 국가도 없던 5천 년 전, 물건은 어떻게 멀리 갔을까? 교역망 연구</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66</link>
      <description>&lt;h2 id=&quot;시장도-국가도-없던-5천-년-전-물건은-어떻게-멀리-갔을까-교역망-연구&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시장도 국가도 없던 5천 년 전, 물건은 어떻게 멀리 갔을까? 교역망 연구&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은행도 계약서도 중앙 정부도 없던 5천여 년 전 메소포타미아에서, 물건과 기술은 수백 킬로미터를 건너다녔습니다. 무엇이 그 먼 거래를 떠받쳤을까요. 연구진이 유적 수백 곳을 지도에 올려 옛 뱃길과 육로로 이어 보니, 예상과 반대쪽을 가리키는 모양이 나왔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645&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4TUVu/dJMcaa8ozo8/xkUFFdzWxJmV86upqVhhl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4TUVu/dJMcaa8ozo8/xkUFFdzWxJmV86upqVhhlk/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4TUVu/dJMcaa8ozo8/xkUFFdzWxJmV86upqVhhl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4TUVu%2FdJMcaa8ozo8%2FxkUFFdzWxJmV86upqVhhl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645&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645&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David Stanley, CC BY 2.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Uruk_Ziggurat_%2830744982822%29.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어떤-연구인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어떤 연구인가&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Universitat de Barcelona)의 자코모 베나티(Giacomo Benati)와 세르지 로사노(Sergi Lozano)가 2026년 10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연구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두 사람이 들여다본 시기는 기원전 4000년에서 3000년 사이, 지금의 이라크와 시리아, 튀르키예 남부와 이란 서부에 걸친 땅입니다. 이 무렵 남쪽 도시 우루크의 양식을 띤 그릇과 도구가 사방으로 번졌는데, 학계는 이를 '우루크 확장'이라 부릅니다. 사람이 빽빽이 모여 사는 도시가 처음 등장한 때이기도 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문제는 왜 그렇게 번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1980~90년대에 세워진 뒤로 제대로 시험된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힘센 중심지가 변두리에서 자원을 빨아들였다는 설명과, 비슷한 세력들이 대등하게 주고받았다는 설명이 수십 년째 맞서 있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발굴&amp;middot;지표조사 보고를 그러모아 유적이 언제 사람 살던 곳이었는지를 적은 기록 1,748건을 모았습니다. 이 가운데 위치나 연대가 흐릿한 416건, 넷 중 하나꼴인 23%를 덜어 내고 957곳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옛 지도에 적힌 뱃길과 육로로 이 지점들을 이어, 기원전 3800~3600년&amp;middot;3600~3300년&amp;middot;3300~3000년 세 시기의 지도를 한 장씩 만들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길을-이어-보니-나온-모양&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길을 이어 보니 나온 모양&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첫 시기 지도는 거의 강이었습니다. 연결선의 최대 85.3%가 티그리스&amp;middot;유프라테스 물줄기를 따라 놓여, 남과 북을 잇는 긴 사슬 모양이 됐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7/70/ISS056-E-5971_-_View_of_Syria_-_Khabur_River_-_Euphrates_-_al-Mayadin_-_Deir-es-Sor_-_Hasaka_-_Diyarbakir_-_Batman_River_%28cropped%29.jpg/960px-ISS056-E-5971_-_View_of_Syria_-_Khabur_River_-_Euphrates_-_al-Mayadin_-_Deir-es-Sor_-_Hasaka_-_Diyarbakir_-_Batman_River_%28cropped%29.jpg&quot; alt=&quot;우주에서 내려다본 유프라테스강과 주변 사막&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NASA 존슨우주센터, 퍼블릭 도메인,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ISS056-E-5971_-_View_of_Syria_-_Khabur_River_-_Euphrates_-_al-Mayadin_-_Deir-es-Sor_-_Hasaka_-_Diyarbakir_-_Batman_River_%28cropped%29.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두 번째 시기에는 강에서 벗어난 짧은 육로가 늘어, 가까운 마을끼리 뭉친 덩어리가 여럿 생겼습니다. 세 번째 시기에는 그 덩어리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긴 연결이 몇 가닥 끼어들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이 변화를 수치로도 확인했습니다. 유적 수는 크게 늘었는데 연결이 빽빽한 정도는 비슷했고, 끼리끼리 뭉친 정도는 계속 올라갔습니다.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가는 데 거치는 평균 단계는 두 번째 시기에 늘었다가 세 번째 시기에 다시 줄었습니다. 덩어리를 가로지르는 지름길이 생겼다는 뜻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런 모양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가까운 것끼리 빽빽이 뭉쳐 있으면서도 드문드문 놓인 먼 연결 덕에 전체가 몇 다리 만에 닿는 구조, 흔히 '좁은 세상'이라 부르는 것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길목 노릇의 변화도 눈에 띕니다. 통행이 특정 지점으로 몰리는 정도는 두 번째 시기에 가장 높았다가 세 번째 시기에 내려갔습니다. 몇몇 거점이 쥐고 있던 중개 권한이 흩어졌다고 연구진은 읽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판단을 눈대중에 맡기지 않으려고, 연구진은 같은 크기와 같은 강 비율의 가짜 지도를 시기마다 두 종류로 100장씩 만들어 견줬습니다. 전체가 얼마나 잘 통하는지를 0~1로 잰 값은 세 시기 모두 0.13 언저리였지만, 가짜 지도와의 거리에서는 세 시기가 뚜렷이 갈렸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기존-설명과-어긋난-지점&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기존 설명과 어긋난 지점&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도시가 커지고 조직이 갖춰지면 교역도 중심으로 모일 것 같습니다. 중심지가 변두리를 쥐고 흔들었다는 기존 설명도, 정치적으로 통합됐다는 설명도 그 방향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관찰된 흐름은 반대쪽이었습니다. 연결은 늘었는데 길목의 힘은 오히려 빠졌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여기서 '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읽어 냅니다. 법이나 화폐 같은 제도가 먼저 생겨 교환이 가능해진 것이 아니라, 연결의 모양이 먼저 바뀌면서 교환이 넓어졌다는 쪽입니다. 저마다 가까운 데서 거래하는데도 물건은 멀리까지 돌아다니는 상태 말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논문에서 19세기 미국 철도를 끌어온 대목도 눈에 띕니다. 선로가 몇 개의 길목으로 몰렸던 남부와, 지역끼리 그물처럼 얽혔던 북부가 전혀 다른 경제&amp;middot;정치 구조를 낳았다는 이야기인데, 5천 년을 사이에 두고 닮은 모양이 닮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말이 됩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a/a3/Cylinder_Seal_Impression_from_Pre-urban_Period_of_Uruk_%26_Djemdet-Nasr%2C_3700-2900_BC_%2827672870874%29.jpg/960px-Cylinder_Seal_Impression_from_Pre-urban_Period_of_Uruk_%26_Djemdet-Nasr%2C_3700-2900_BC_%2827672870874%29.jpg&quot; alt=&quot;기원전 3700~2900년 무렵 메소포타미아 원통형 인장의 압인&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Gary Todd, CC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ylinder_Seal_Impression_from_Pre-urban_Period_of_Uruk_%26_Djemdet-Nasr,_3700-2900_BC_%2827672870874%29.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연구가-말할-수-없는-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연구가 말할 수 없는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가장 큰 한계는 재료 자체에 있습니다. 땅속에서 나온 자료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적이 얼마든지 남아 있고, 연구진도 그 점을 알고 있어 점이나 선이 빠졌을 때 결과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따로 시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빠진 것을 모른다'는 사정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길도 실제 통행 기록이 아닙니다. 누가 누구와 무엇을 주고받았는지 적어 둔 문서가 이 시기에는 없어서, 연구진은 옛 지도에서 복원한 노선으로 지점들을 이었습니다. 연결의 모양에서 사람들의 관계를 미루어 읽는 방식이라, 모양이 같다고 해서 그 안의 사정까지 같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1,000년을 세 토막으로 뭉갠 것도 감안할 부분입니다. 한 토막이 300년 안팎이라 그 안에서 벌어진 짧은 변화는 지도에 잡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제 막 나온 연구라 다른 연구팀이 같은 자료로 다시 따져 본 결과도 아직 없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더-읽어보면-좋은-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더 읽어보면 좋은 글&lt;/h2&gt;
&lt;ul style=&quot;list-style-type: disc;&quot; data-ke-list-type=&quot;disc&quot;&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5&quot;&gt;이직은 친한 친구가 도와줄까? 2천만 명 실험이 내놓은 답&lt;/a&gt; &amp;mdash; 먼 연결이 정보를 옮긴다는 이야기의 현대판입니다.&lt;/li&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51&quot;&gt;왜 새 차는 사는 순간 값이 떨어질까? 노벨상 받은 연구&lt;/a&gt; &amp;mdash; 시장이 굴러가는 조건을 다룬 글입니다.&lt;/li&gt;
&lt;/ul&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지하철-노선도를-떠올려-보면&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지하철 노선도를 떠올려 보면&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연구가 다룬 구조는 사실 우리가 매일 쓰는 것입니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환승역 몇 곳에 선이 몰려 있습니다. 편리하지만 그 역 하나가 멈추면 도시 절반이 발이 묶입니다. 반대로 우회 노선이 몇 개 생기면 이동이 조금 빨라지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환승역이 쥐고 있던 힘 자체가 줄어듭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물류도, 사람 사이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한 항구나 한 공장에 길이 몰려 있으면 평소에는 효율적이지만 한 번 막혔을 때 대안이 없고, 친한 사람끼리만 뭉친 모임은 안이 따뜻한 대신 바깥 소식이 들어올 틈이 좁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5천 년 전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이 이런 구조를 설계도로 그려 놓고 만들었을 리는 없습니다. 각자 가까운 곳과 거래하다 보니 모양이 그렇게 잡혔을 뿐입니다. 그래도 연결 몇 가닥이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전체의 힘 배분이 달라진다는 점은, 노선도를 보든 조직도를 보든 한 번쯤 떠올려 볼 만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Giacomo Benati, Sergi Lozano, 「The network structure of the urban revolution」, Science Advances,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126/sciadv.aee5162&quot;&gt;10.1126/sciadv.aee5162&lt;/a&gt;&lt;br /&gt;- 본문&amp;middot;수치 확인: 같은 연구의 공개 판본 &amp;mdash; 바르셀로나대학 작업논문 &lt;a href=&quot;https://diposit.ub.edu/handle/2445/228545&quot;&gt;E25/493&lt;/a&gt;, 2025&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고고학, 메소포타미아, 우루크, 네트워크, 교역, 도시&lt;/p&gt;</description>
      <category>사회&amp;middot;경제</category>
      <category>고고학</category>
      <category>교역</category>
      <category>네트워크</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도시</category>
      <category>메소포타미아</category>
      <category>우루크</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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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paperpick.tistory.com/66#entry66comment</comments>
      <pubDate>Sun, 18 Oct 2026 08:01:02 +0900</pubDate>
    </item>
    <item>
      <title>미루니까 공부가 싫어질까, 싫어서 미룰까? 1409명 추적 연구</title>
      <link>https://paperpick.tistory.com/65</link>
      <description>&lt;h2 id=&quot;미루니까-공부가-싫어질까-싫어서-미룰까-1409명-추적-연구&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미루니까 공부가 싫어질까, 싫어서 미룰까? 1409명 추적 연구&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공부를 자꾸 미루다 보면 학교까지 그만두고 싶어지는 걸까요. 아니면 순서가 반대일까요. 연구진이 대학생 1,409명을 한 학기 동안 세 번씩 조사해 세 가지 마음이 움직인 순서를 따져봤습니다. 앞장선 것은 미루기가 아니었습니다.&lt;/p&gt;
&lt;p&gt;&lt;figure class=&quot;imageblock alignCenter&quot; data-ke-mobileStyle=&quot;widthOrigin&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2&quot;&gt;&lt;span data-url=&quot;https://blog.kakaocdn.net/dn/bhQ7Xd/dJMcag8m24n/pf3RaTxQVOUBT6gUYNkj8k/img.png&quot; data-phocus=&quot;https://blog.kakaocdn.net/dn/bhQ7Xd/dJMcag8m24n/pf3RaTxQVOUBT6gUYNkj8k/img.png&quot;&gt;&lt;img src=&quot;https://blog.kakaocdn.net/dn/bhQ7Xd/dJMcag8m24n/pf3RaTxQVOUBT6gUYNkj8k/img.png&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bhQ7Xd%2FdJMcag8m24n%2Fpf3RaTxQVOUBT6gUYNkj8k%2Fimg.png&quot; onerror=&quot;this.onerror=null; this.src='//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this.srcset='//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quot; loading=&quot;lazy&quot; width=&quot;860&quot; height=&quot;572&quot; data-origin-width=&quot;860&quot; data-origin-height=&quot;572&quot;/&gt;&lt;/span&gt;&lt;/figure&gt;
&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Tulane Public Relations, CC BY 2.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2012_-_studying_in_Howard-Tilton_Library_New_Orleans.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어떤-연구인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어떤 연구인가&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안네 쇼이네만(Anne Scheunemann), 카롤라 그룬셸(Carola Grunschel)을 비롯한 열 명의 연구진이 2026년 10월 13일 학술지 『유럽 교육심리학지』에 내놓은 연구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이 들여다본 것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해야 할 공부를 자꾸 뒤로 넘기는 습관, 곧 학업 미루기입니다. 또 하나는 지금 다니는 전공과 학교 생활이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를 가리키는 학업 만족도입니다. 마지막은 학교를 그만둘까 하고 떠올려 보는 정도, 곧 중도 포기 생각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셋이 서로 얽혀 있다는 건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정작 &lt;b&gt;어느 쪽이 먼저 움직이는지&lt;/b&gt;는 정리되지 않은 채였습니다. 연구진은 여러 전공의 학부생 1,409명(여성 837명)에게 한 학기 동안 시차를 두고 세 번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1차에 높았던 항목이 2차에 다른 항목을 끌어올렸는지 보는 방식인데요, 같은 사람을 반복해 재야만 순서가 드러납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여기에 연구진은 자를 두 개 댔습니다. 하나는 학생들끼리 견주는 자로, 다른 학생보다 만족도가 낮은 학생이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를 봅니다. 다른 하나는 한 사람 안에서만 재는 자입니다. 그 학생의 평소 수준보다 유난히 만족도가 낮았던 시기 뒤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봅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무엇을-발견했나&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무엇을 발견했나&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학생들끼리 견준 쪽에서는 다른 학생보다 만족도가 낮았던 학생에게서 이후 중도 포기 생각이 더 커진 것으로 보고됐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한 사람 안에서 견준 쪽은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평소보다 만족도가 낮았던 시기 뒤에는 중도 포기 생각만이 아니라 &lt;b&gt;미루기까지 함께 늘어난 것&lt;/b&gt;으로 관찰됐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반대 방향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미루기가 뒤이어 포기 생각을 키우지도, 포기 생각이 뒤이어 미루기를 키우지도 않았고, 둘 중 어느 쪽도 만족도를 앞서지 못했습니다. 화살표가 한쪽으로만 난 셈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연구진은 학업 만족도가 미루기와 포기 생각이 커지는 것을 막아 주는 자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습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같은-연구진이-5년-전에-본-것&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같은 연구진이 5년 전에 본 것&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눈여겨볼 대목은 이 팀이 같은 질문을 전에도 던졌다는 점입니다. 2021년 같은 학술지에 실린 연구는 수학과 법학 전공 학부생 326명을 한 학기 동안 세 번 조사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그때 나온 그림은 지금과 결이 달랐습니다. 중도 포기 생각이 높았던 학생에게서 이후 미루기가 늘고 만족도가 떨어지는 쪽이 관찰됐고, 미루기가 포기 생각으로 이어지는 연결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더 뜻밖인 건 &lt;b&gt;만족도가 높을수록 이후 포기 생각과 미루기가 늘었다&lt;/b&gt;는 대목인데요. 연구진은 기대가 채워지지 않았거나 만족한 학생이 느긋해진 탓일 수 있다는 가능성만 적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번 연구는 표본을 네 배 넘게 키우고 전공도 넓혔으며, 한 사람 안의 변화를 떼어 보는 분석을 더했습니다. 그러자 만족도가 앉은 자리가 반대쪽으로 옮겨 갔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8/86/Mathematics_lecture_at_the_Helsinki_University_of_Technology.jpg/960px-Mathematics_lecture_at_the_Helsinki_University_of_Technology.jpg&quot; alt=&quot;계단식 강의실 뒤편에서 바라본 수학 강의 장면&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Tungsten, 퍼블릭 도메인,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thematics_lecture_at_the_Helsinki_University_of_Technology.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왜-눈길이-가나&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왜 눈길이 가나&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우리가 흔히 그리는 그림에서 미루기는 출발점입니다. 자기관리에 실패해 할 일을 미루고, 성적이 떨어지고, 끝내 그만두고 싶어진다는 순서죠. 미루기를 다루는 조언 대부분이 이 순서를 깔고 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이 연구에서 관찰된 순서는 그 반대쪽에 가깝습니다. 먼저 움직인 것은 지금 하는 공부가 마음에 드는 정도였고, 미루기는 뒤따라왔습니다. 그렇다면 미루는 자신을 붙들고 의지를 탓하는 일은 열이 나는 사람 앞에서 체온계를 흔들어 보이는 쪽에 가까워집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자를 두 개 댄 것도 그냥 넘길 대목이 아닙니다. 사람끼리 견주는 자로는 미루기가 거의 잡히지 않았고, 평소의 자신과 견주는 자로만 드러났습니다. &quot;남들은 안 미루는데 나만 이런가&quot;보다 &quot;요즘의 내가 평소의 나와 어떻게 다른가&quot;가 이 자료에서는 더 많은 것을 보여 준 질문인 셈입니다.&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이-연구의-한계&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이 연구의 한계&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먼저 모든 값이 학생들이 직접 답한 설문입니다. 미룬 시간을 실제로 잰 게 아니라 스스로 느낀 정도를 적은 것이라, 마음이 가라앉은 시기에는 미루기도 만족도도 함께 나쁘게 적힐 여지가 있습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측정이 한 학기에 세 번뿐이라 조사와 조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 이 연구가 잰 것은 실제 중퇴가 아니라 '그만둘까' 하는 생각까지입니다.&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무엇보다 이것은 함께 움직인 순서를 본 조사이지, 어느 쪽이 원인인지를 가려낸 실험이 아닙니다. 만족도를 끌어올리면 미루기가 줄어든다는 결론은 이 설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팀의 2021년 연구와 방향이 엇갈린다는 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출판사 쪽 본문 접근이 막혀 공개된 요약문을 근거로 썼습니다.&lt;/p&gt;
&lt;p&gt;&lt;img src=&quot;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a/a5/Sias_Library_-_Students_Studying_2017.jpg/960px-Sias_Library_-_Students_Studying_2017.jpg&quot; alt=&quot;넓은 열람실에서 각자 자리를 잡고 공부하는 학생들&quot;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4&quot;&gt;&lt;i&gt;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 Gary Todd, CC0, &lt;a href=&quot;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ias_Library_-_Students_Studying_2017.jpg&quot;&gt;위키미디어 커먼즈&lt;/a&gt;&lt;/i&gt;&lt;br /&gt;&lt;br /&gt;&lt;/p&gt;
&lt;h2 id=&quot;더-읽어보면-좋은-글&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더 읽어보면 좋은 글&lt;/h2&gt;
&lt;ul style=&quot;list-style-type: disc;&quot; data-ke-list-type=&quot;disc&quot;&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4&quot;&gt;자신감 포즈 2분이 사람을 바꿀까? 원저자가 직접 뒤집은 연구&lt;/a&gt;&lt;/li&gt;
&lt;li&gt;&lt;a href=&quot;https://paperpick.tistory.com/32&quot;&gt;미래를 상상하면 참을성이 커질까? 되레 조급해지기도 한 실험&lt;/a&gt;&lt;/li&gt;
&lt;/ul&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amp;nbsp;&lt;/p&gt;
&lt;h2 id=&quot;그래서-일상에서는&quot; data-ke-size=&quot;size26&quot;&gt;그래서 일상에서는&lt;/h2&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미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대개 다음 수순은 정해져 있습니다. 계획표를 다시 짜거나, 알림을 늘리거나, 의지를 다잡는 쪽입니다. 이 연구가 건네는 건 그 앞에 질문 하나를 더 놓아 보는 관점입니다. 요즘 이 일이 평소만큼 마음에 드는가.&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학교만의 이야기도 아닐 수 있습니다. 미루는 일이 부쩍 늘어난 시기가 있었다면 그 무렵 하던 일이 시들해졌던 건 아닌지 돌아볼 재료는 됩니다. 다만 이 연구가 들여다본 것은 대학생의 한 학기이고, 직장이나 다른 장면까지 그대로 옮겨도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옆자리 사람이 얼마나 부지런한지는 이 자료에서 그리 많은 것을 말해 주지 않았고요.&lt;br /&gt;&lt;br /&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출처&lt;/b&gt;&lt;br /&gt;- 논문: Scheunemann 외, 「Academic procrastination, study satisfaction, and dropout intentions: a longitudinal study of inter- and intra-individual reciprocal relations」, European Journal of Psychology of Education, 2026.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007/s10212-026-01188-w&quot;&gt;10.1007/s10212-026-01188-w&lt;/a&gt;&lt;br /&gt;- 선행 연구: Scheunemann 외, 「A longitudinal analysis of the reciprocal relationship between academic procrastination, study satisfaction, and dropout intentions in higher education」, European Journal of Psychology of Education, 2021. DOI: &lt;a href=&quot;https://doi.org/10.1007/s10212-021-00571-z&quot;&gt;10.1007/s10212-021-00571-z&lt;/a&gt;&lt;/p&gt;
&lt;p data-ke-size=&quot;size16&quot;&gt;&lt;b&gt;태그&lt;/b&gt;: 논문, 심리학, 미루기, 대학생, 학업만족도, 중도포기, 동기&lt;/p&gt;</description>
      <category>심리&amp;middot;건강</category>
      <category>논문</category>
      <category>대학생</category>
      <category>동기</category>
      <category>미루기</category>
      <category>심리학</category>
      <category>중도포기</category>
      <category>학업만족도</category>
      <author>페이퍼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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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17 Oct 2026 08:01:1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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